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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ard Marks — 프라이빗 크레딧의 황혼: "현명한 자가 시작에서 하는 것을 어리석은 자는 끝에서 한다"

2026년 4월 24일 • Article • 약 7분 읽기

원문: https://www.oaktreecapital.com/insights/memo/whats-going-on-in-private-credit | Howard Marks (Oaktree Capital), 2026년 4월 9일


핵심 요약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4월 9일 발표한 메모에서 2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프라이빗 크레딧(사모 대출) 시장이 설립 이래 첫 번째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명한 자가 시작에서 하는 것을 어리석은 자는 끝에서 한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과도한 자본 유입과 기준 완화가 시장 전반에 교정(correction)의 씨앗을 심었다고 진단한다. 다만 현재의 혼란이 신용 악화보다는 심리와 자금 흐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2조 달러의 탄생: 20년간의 구조적 변화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이 오늘날처럼 거대해진 것은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막스는 이 시장의 기원을 1970~80년대 마이클 밀켄(Michael Milken)이 개척한 고수익 채권(하이일드 본드)에서 찾는다. 밀켄은 투자적격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도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의 시대를 열었다.

1990년대에는 월스트리트가 '광역 신디케이트 론(broadly syndicated loans)'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방식은 하나의 대출을 수백 개 기관투자자가 나눠 보유하는 형태로, 기존의 단일 은행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신용 위험을 분산시켰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모든 것을 바꿨다. 강화된 은행 규제와 대형 은행들의 대출 기피가 시장에 진공 상태를 만들었고, 비은행 직접 대출기관(non-bank direct lenders)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에 목마른 기관투자자들은 프라이빗 크레딧을 새로운 안식처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불과 15년 만에 직접 대출 시장은 거의 제로에서 2조 달러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골드러시의 끝은 늘 같다

막스는 이 성장 과정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목격한다. 새로운 자산 클래스는 언제나 같은 경로를 밟는다: 초기의 성공 → 자본 유입 가속 → 경쟁 심화 → 기준 완화 → 결국 환멸.

2010년대 내내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에는 "골드러시 심리"가 팽배했다. 매력적인 수익률이 더 많은 자본을 불러들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운용사들은 더 낮은 금리, 더 좁은 스프레드, 더 적은 보호 조항을 수용하며 대출을 늘렸다. 막스의 비판은 명확하다: "일부 직접 대출기관들은 너무 많은 돈을 받아들이고, 너무 빠르게 투자하면서, 너무 낮은 기준을 적용했다."

특히 세 가지 구조적 취약점이 두드러진다.

첫째, 레버리지의 함정. 많은 직접 대출 펀드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배가시키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그보다 훨씬 빠르게 증폭시킨다.

둘째, 개인투자자의 진입. 기존에는 연기금, 국부펀드 같은 정교한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했던 이 시장에, 최근 들어 재무 설계사를 통한 '준부유층(mass affluent)'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이들은 복잡한 유동성 제약과 밸류에이션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들어온 경우가 많다.

셋째, 비유동성 착시. 프라이빗 크레딧의 특성상 시가평가(mark-to-market)가 이루어지지 않아 단기 변동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막스는 이것이 리스크 부재가 아닌 리스크 은폐임을 강조한다. 환매 요청이 쇄도하자 일부 펀드가 출금 제한(gate)을 걸기 시작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AI 충격파: 예상치 못한 불씨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충격을 가한 것은 역설적으로 AI였다. 2025년 말부터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업무를 급속히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력 수요가 급감했다. 이는 해당 기업들의 기업가치(EV) 압박으로 이어졌다.

직접 대출의 특성상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그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담보로 막대한 대출을 받아왔다. AI로 인한 매출 전망 하향은 이 담보의 안전 마진을 침식시켰다. 막스는 Oaktree가 소프트웨어 섹터 익스포저를 "극도로 작게" 유지해왔다고 강조하면서도, 시장 전반의 혼란이 실제 신용 악화보다는 투자심리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현재의 혼란은 대체로 자금 흐름과 심리에 의한 것이지, 신용 악화의 결과가 아니다."


금융 시장의 반응: 비판과 옹호 사이

이 메모는 금융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반응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뉜다.

막스에 동의하는 측은 그의 경고가 늦었지만 정확하다고 평가한다. Sixth Street Partners의 앨런 왁스먼(Alan Waxman) 같은 업계 인사들도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우려를 표명하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인정했다. 사모주식(PE) 수익률이 2022~2025년 3분기 사이 연환산 5.8%로 같은 기간 S&P 500의 11.6%에 크게 못 미쳤다는 데이터는 막스의 진단을 뒷받침한다.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는 막스가 프라이빗 크레딧의 이질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신중하게 성장한 운용사와 무분별하게 확장한 운용사는 분명히 다르다. 규율 있는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는 현재의 심리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손실이 제한적이라는 반박이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막스가 자신의 회사 Oaktree의 보수적 전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업계 전반을 지나치게 어둡게 묘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논의가 남기는 질문들

하워드 막스의 경고는 단순히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현황을 넘어, 더 큰 질문들을 제기한다.

자본 민주화의 딜레마: 기관투자자 전용이었던 고수익 자산 클래스가 개인투자자에게 열릴 때, 그 접근성의 확대가 진정한 혜택인가 아니면 정교하지 않은 투자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인가?

AI가 바꾸는 신용 분석의 전제: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대출 기준은 대체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반복적·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라는 전제 위에 세워졌다. AI가 이 전제 자체를 흔들 때, 기존의 크레딧 모델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주기의 복귀: 막스가 말하는 핵심은 결국 시장은 주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명한 자가 시작에서 하는 것을 어리석은 자는 끝에서 한다"는 그의 경고는 프라이빗 크레딧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뜨겁게 달아오른 모든 자산 클래스—AI 인프라, 데이터센터 투자, 심지어 AI 기업 자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역사는 새로운 자산이 등장할 때마다 "이번은 다르다"는 말이 반복되어왔다고 가르친다. 막스의 메모는 결국 이 오래된 경고의 현대판이다.


※ 이 글은 저작권법을 준수하여 원문의 핵심 주장을 재구성·분석한 글입니다. 전체 원문은 위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