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https://www.profgalloway.com/united-states-of-debt/ | Scott Galloway (No Mercy / No Malice), 2026년 4월
핵심 요약
스콧 갤러웨이는 트럼프의 '해방의 날' 관세 폭탄이 미국 국채 시장을 뒤흔들면서, 수십 년간 미국이 누려온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이 실제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36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와 연간 1조 달러를 넘어선 이자 지급액은 더 이상 추상적 경고가 아니라 현실적 위협이며, 양당이 수십 년에 걸쳐 공모한 결과라는 것이 그의 핵심 논지다.
'해방의 날' 이후의 채권 시장: 왜 주식보다 국채가 더 무섭나
2026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명명한 날에 대대적인 관세 패키지를 발표했다. 주식 시장이 요동친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갤러웨이가 진짜 경고등으로 지목한 것은 국채 시장이었다.
관세 발표 직후 며칠간 벌어진 일은 경제학 교과서를 뒤집는 광경이었다. 주식이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할 때, 통상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한다. 공포가 클수록 국채는 더 비싸진다—그것이 지난 80년간의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주식이 떨어지는데도 국채 금리가 함께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4.01%에서 4.5%를 넘어섰고, 30년물은 5%를 돌파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시장이 미국 국채를 더 이상 무조건적인 안전 피난처로 보지 않는다는 신호다. 갤러웨이는 이를 "개입(intervention)"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마치 중독자의 주변 사람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서는 것처럼, 채권 시장이 미국 재정 정책에 경고를 날린 것이다.
36조 달러의 무게: 숫자가 이야기하는 것
갤러웨이의 논지는 구체적인 숫자에서 출발한다.
현재 미국의 총 부채는 약 36조 달러다. 이 중 73%는 국내에서 보유하고, 27%는 외국이 갖고 있다. 연간 이자 지급액은 2026년 1조 달러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1조 8,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이자로만 13조 8,000억 달러가 나간다는 의회예산처(CBO) 전망치다.
이 수치를 체감하기 위해 갤러웨이는 비유를 든다. 이자 지급액이 이미 국방비를 추월했다는 것이다. 군대도, 복지도 아닌 '빚 이자'가 연방 예산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항목이다. 문제는 이것이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자동으로 지출되는 의무적 지출이라는 점이다—어떤 대통령도, 어떤 의회도 이를 삭감할 투표권이 없다.
이 빚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갤러웨이는 냉정하게 계산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0조 달러를 빌렸고, 트럼프 1기도 8조 달러를 더 쌓았다. 감세와 전쟁, 그리고 팬데믹 지출이 서로 경쟁하며 적자를 키웠다. 진보는 현대통화이론(MMT)을 내세워 "국가는 자국 화폐로 빌린 빚을 갚지 못할 수 없다"고 안심시켰고, 보수는 감세가 성장을 유발해 세수를 늘린다는 신화를 반복했다. 양쪽 모두 유권자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를 했고, 청구서는 다음 세대에게 넘겼다.
'과도한 특권'의 균열: 독일 국채가 미국 국채를 앞선 날
갤러웨이 논의의 핵심에는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이라는 개념이 있다. 1960년대 프랑스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재무장관이 만들어낸 이 표현은, 미국이 달러 발행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누려온 특별한 경제적 혜택을 뜻한다.
달러가 기축통화인 덕분에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석유 거래, 무역 계약이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 세계가 미국 국채를 사들였고, 그 덕분에 미국은 만성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싸게 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갤러웨이가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달러 기축통화 지위 덕에 미국은 연간 약 100200bp(12%)의 금리 이점을 누려왔다.
그런데 이 특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갤러웨이는 독일 국채(분트)가 미국 국채보다 더 나은 투자처로 평가받은 것을 198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달러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유로로 이동하는 것—이것은 단순한 금리 차이가 아니라 미국에 대한 신뢰의 재평가다.
달러 가치 자체도 하락하고 있다. 통상 주식 폭락 시 달러는 강해진다. 하지만 이번 4월, 주식과 달러가 동시에 내려갔다. 전직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경제 주체라는 명성이 실시간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카드: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가
갤러웨이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문제도 다룬다. 흔히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면 어쩌나"라는 공포가 있는데, 그는 이를 부분적으로만 유효한 우려라고 본다.
중국이 직접 보유한 미국 국채는 약 7,500억 달러—전체의 2.3%에 불과하다. 이것만 팔아도 시장에 충격은 있겠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갤러웨이는 더 큰 숫자를 제시한다. 중국이 보유한 달러 표시 자산—미국 주식, 회사채, 부동산 등을 포함한 달러 자산—의 총액은 3조 2,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자산들을 한꺼번에 청산하거나 달러에서 다른 통화로 이전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무역 전쟁은 중국이 달러 체제를 유지해야 할 유인을 약화시킨다. 미국과의 교역이 줄어들수록, 중국이 달러를 굳이 안고 있을 이유도 줄어든다. 이것이 갤러웨이가 말하는 "중국 레버리지"다—직접적인 국채 투매보다 훨씬 조용하고, 그래서 더 위험한 방식의 탈달러화.
커뮤니티의 반응: 경고는 과장인가, 아니면 부족한가
갤러웨이의 글은 독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00% 정확하고 중요한 글"이라는 찬사도 있었지만, 비판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미국 부채 위기는 늑대가 온다는 이야기처럼 수십 년째 반복되는데 실제론 아무 일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 GDP 대비 250%가 넘는 부채를 안고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축통화 발행국에게는 다른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도 갈린다. 전 연준 의장 벤 버냉키는 "과도한 특권은 사실 그렇게 과도하지 않다"며, 달러 기축통화 지위에서 오는 금리 이익은 연간 약 200억 달러 정도—GDP의 0.1%도 안 된다고 추산했다. 반면 ECB 총재 라가르드는 "달러의 지배적 역할은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보수 측에서는 갤러웨이가 관세 효과를 과장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지나치게 악마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세는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제조업 부흥과 무역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이번 채권 시장의 반응이 이전과 달랐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에도 적자는 늘었지만 채권 시장은 조용했다. 이번에는 달랐다—국채와 달러가 동시에 흔들렸다. 이것이 갤러웨이 논지를 단순한 과장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마무리: 제국은 정복당하지 않고 파산한다
갤러웨이는 역사적 관점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로마, 오스만, 프랑스 왕정, 소련—역사상 위대한 제국들의 몰락 앞에는 대부분 재정 위기가 있었다. "나라는 보통 정복당하는 게 아니라 파산한다(Countries typically are not conquered, but go broke)"는 그의 핵심 문장이다.
이 주장이 지금 여기서 울림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36조 달러의 부채, 연 1조 달러를 넘어선 이자 부담, 채권 시장의 이상신호, 그리고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첫 번째 실질적 도전—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는 이 위기를 만든 원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된 취약성을 수면 위로 드러낸 촉매제일 수 있다.
이 논의가 남기는 질문은 하나다: 달러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영구적인 것인가, 아니면 정책 선택으로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인가? 갤러웨이의 대답은 분명하다—그것은 신뢰이며, 신뢰는 행동으로 쌓이고 행동으로 무너진다.
※ 이 글은 저작권법을 준수하여 원문의 핵심 주장을 재구성·분석한 글입니다. 전체 원문은 위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